언론보도

[SBS CNBC] '17억 소비자' 할랄시장, 어떻게 접근해야 하나?

작성자
scgtalent
작성일
2016-08-31 14:09
조회
773
■ 경제와이드 이슈& - 고영 소셜컨설팅 그룹 대표

최근 무슬림 관광객이 늘어나며 정부에서도 할랄시장 활성화에 집중하고 있다. 무슬림 관광객이 글로벌 관광시장의 신흥소비층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도 할랄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 할랄이란 무엇인가?

할랄은 이슬람교도인 무슬림이 먹고 쓸 수 있는 제품을 총칭하며, 아랍어로 '허용된 것'이라는 뜻이다. 그래서 이슬람교 율법에 맞는 원료와 율법이 허용하는 방식으로 제조하는 상품을 말한다. 과일, 야채, 곡류 등 모든 식물성 음식과 어류, 어패류 등의 모든 해산물과 같이 이슬람 율법 하에서 무슬림이 먹고 쓸 수 있도록 허용된 제품을 총칭한다. 육류 중에서는 이슬람식 알라의 이름으로 도살된 고기(주로 염소고기, 닭고기, 쇠고기) 이를 원료로 한 화장품 등이 할랄 제품에 해당한다. 반면 술과 마약류처럼 정신을 흐리게 하는 것, 돼지고기, 개, 고양이 등의 동물, 자연사했거나 잔인하게 도살된 짐승의 고기 등과 같이 무슬림에게 금지된 음식을 '하람(haram)' 푸드라고 한다.

할랄 제품의 대부분은 음식류가 차지하고 있는데, 할랄 푸드가 전 세계 식품시장의 16%를 차지하고 있다. 네슬레, 맥도날드 등 다국적 기업들이 할랄 시장에 진출해 있으며, 2009년 4월 한국이슬람교중앙회가 발표한 할랄 푸드 과자 중 한국 제품으로는 국희땅콩샌드, 콘칩, 빼빼로 등이 포함되었다. 참고로 유대인 코셔 음식이 있는데, 유대교의 식사에 관련된 율법 카샤룻(kashrut)에 의하여 먹기에 '합당한, 적합한' 음식으로 결정된 것인데 할랄보다 훨씬 엄격하다.

코셔 규칙에 따르면 되새김질, 갈라진 발굽 두 단어가 중요한 기준이다. 소와 양, 염소 등 되새김질하고 발굽이 갈라진 동물만 먹을 수 있다. 돼지는 발굽이 갈라졌으나 되새김질을 하지 않아 먹으면 안 된다. 고기의 피는 충분히 빼내야 하며, 유제품과 육류는 동시에 섭취하면 안 된다. 코셔는 할랄과 달리 음식을 담는 그릇과 냄비, 숟가락 등 식기류도 제한하고, 비늘이나 지느러미가 없는 어류도 금지한다. 코셔는 식재료부터 조리방식까지 엄격한 절차를 거치기 때문에 가장 안전한 식품으로 인정받고 있다. 특히 인증을 취득하더라도 매년 인증을 갱신해야 하기 때문에 유지하는 것도 쉽지 않다.

◇ 할랄산업이 등장하게 된 계기

할랄시장이 이토록 주목받는 이유는 우선 이슬람 인구 숫자에 있다. 시장이 크다는 것은 결국 구매자인 사람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슬람 인구는 2014년 17억명에서 2030년이면 22억명으로 증가하고, 풍부한 자원에 기반한 경제력 등으로 중동·인니 등 할랄·코셔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정부 보도 자료에 따르면 할랄 산업은 2014년 3조2,000억 달러(3500조)에서 2020년이면 5조2,000억 달러(5600조)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톰슨로이터 2015년 10월 보고서에 따르면 17억명 선으로 추산되는 전 세계 무슬림들은 이미 2014년 1290조원(1조 1270억달러)을 먹고 마시는 데 썼다. 2020년 1816조원(1조 5850억달러)까지 늘 전망이다.

◇ 우리나라의 할랄산업 관심도는?

이제 막 시작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올해 5월 박근혜 대통령의 이란 방문 이후부터 정부, 언론에서 주목을 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 할랄식품 수출액은 전체 시장의 0.1%도 미치지 못하고 있으며, 일부 중동과 동남아로 가공제품에 한정돼 수출하고 있다. 국내에 할랄 인증 식당은 6개소이며 관광공사가 지정한 무슬림 친화식당은 114개소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번 7월 7일 대통령 주재 10차 무역 투자 진흥회의에서 신산업 육성 분야로 할랄 코셔 산업을 핵심 수출 성장 산업으로 꼽았다. 보다 구체적인 정책이 이후 추진되리라 보인다.

◇ 할랄산업, 어떤 식으로 접근해야 하나?

한국 제품의 이미지는 이란 주한 대사 하산 테헤리안께서 인터뷰한 대로 매우 뛰어나다. 이미 많은 중동계 기업인들도 알고 있다. 문제는 할랄 인증이 없어 무슬림 시장 진출에 어려움이 큰 상태이다. 우선 국제 기관인 할랄 인증, 코셔인증 기관의 인증을 빨리 득하는 게 중요하리라 본다. 할랄 인증은 한국이슬람중앙회(KMF) 인증, 인도네시아 할랄인증기관 무이(MUI) 인증, 말레이시아 이슬람개발부 자킴(JAKIM) 인증이 있다. 코셔 인증의 경우 OU, Star-K, OK Kosher, KSA,KOF-K 등과 같은 세계적인 인증 기관이 기업들의 식품 제조 과정이 코셔화 될 수 있도록 감독 관리하고 있다.

또한 해외 M&A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세계 식품 관련 기업 및 투자자들은 최소 500건의 M&A를 성사했다. 이 가운데 70건 이상은 할랄 인증 식품기업들이 그 대상이었다. 매입가격 등으로 따진 시장규모는 우리 돈 2조4070억원(21억달러)에 달했다. 이슬람 율법을 통과한 상품 생산업체들은 글로벌 인수합병(M&A)시장의 꽃이 되고 있다. 실례로 이슬람 문화권과 전혀 관련 없는 기업들도 일찌감치 할랄 M&A 시장의 큰 손으로 떠올랐다. 대표적인 게 브라질 육류가공, 생산기업 BRF다. 이 기업은 닭고기 가공회사로 하루 700만 마리 닭을 가공한다. 기타 육가공 판매액이 연간 8조원을 상회한다.

이 회사는 재작년 아랍 시장에서 협력관계를 맺고 있던 할랄 식품기업 2개를 한꺼번에 인수했다. 쿠웨이트 식품기업 알 야스라(Al Yasra Food Co)와 아랍에미리트(UAE)의 패더럴푸드(Federal Food)다. 둘을 합친 인수가격은 1억8000만달러(2070억원)다. 지난 4년 간 성사된 할랄기업 M&A 중 세번 째로 크다.

◇ 테러 관련 안전 대책은 있나?

국내 이슬람 문화에 대한 정서적 기반이 아직 취약한 상태에서 이슬람 문화가 빠르게 유입될 경우 자칫 종교 간 갈등으로 비화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종교계는 할람 도축 방법의 잔인성을 시작으로 이슬람 중동 자본과 테러의 은밀한 연결고리까지 들추며 반발하고 있다. 정부가 할랄 산업을 지원하게 되면 국내 기업들은 할랄인증을 받기 위해 이슬람 율법에 따라 기업을 경영할 수밖에 없게 되고, 결국에는 거대한 이슬람 자본에 종속되고 말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한편 할랄 산업 육성 전략에 따라 무슬림과의 인적 교류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일각에서는 테러 위험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최근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방글라데시와 이라크, 프랑스 니스에서 일으킨 테러도 이러한 우려를 키우고 있는 상황이다. 테러 관련 안전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여야 모두 공감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대책이 결정되지는 않았다. 할랄 산업 활성화에 앞서 안전 대책이 선행적으로 갖춰져야 할 것이다.

◇ 국내시장 특성상 업계는 조심스러워 하는데…

코셔는 현재 세계 최대 코셔 시장인 미국과 유대교 국가 이스라엘, 유럽 등에서 매년 성장세를 이어가며 일반소비자로 확산되는 추세다. 마크 주커버그 등 다양한 유명인사들이 코셔 인증 제품을 먹고있다. 특히 국내 해썹(HACCP) 인증에 대한 사회 전반적인 인식이 나빠지면서 국내에서도 할랄/코셔 인증 식품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으며, 식품업계 또한 할랄/코셔 인증을 받기 위해 나서고 있다. 할랄, 코셔 인증 제품에 대한 수입도 증가하리라 보인다. 실례로 CJ제일제당은 할랄 인증을 받았고, 교셔 인증은 진행 중이다. 대상 FNF은 코셔 인증까지 받은 상태다. 오리온, 롯데제과 등도 일부 받았거나 확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식품업계의 발빠른 대처게 필요한 시점이다.

◇ 식품 사업 외 눈여겨 봐야할 할랄산업

화장품, 제약, 콘텐츠, 포장재 분야도 눈여겨 봐야 하며 중동 관광객을 타겟으로 하는 의료 관광을 포함한 관광 산업에도 주목해야 한다. 특히 할랄 화장품·제약 시장은 연평균 성장률 7.2%로 2019년 1,030억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코셔 인증 등이 까다로운 기준을 통과한 '안전 먹거리'로서 관련 기업의 마케팅 수단으로도 활용되고 있어 유통업도 신경을 써야 한다. 이미 글로벌 유통회사인 코스트코나 월마트 등 대형 소매점이나 스타벅스 커피 등 대규모 체인점에서도 코셔 인증 제품이 많으며, 최근에 각 국 면세점에서도 확대되는 추세다.

◇ 화장품 사업 발전 가능성은?

할랄 화장품 시장에 주목하고 있는 이유는 최근 한류 열풍으로 K 뷰티가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어서다. 그러나 지난해 우리나라의 화장품 수출은 25억 8780만 달러(2조 9280억원)를 기록했는데, 수출 상위 20개국 중에 이슬람 국가는 말레이시아(9위, 4147만 달러)와 인도네시아(14위, 1145만 달러) 두 곳에 그쳤다. 말레이시아 푸트라 대학에 따르면 지난해 할랄 화장품은 100조원에 이를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LG생활건강에 따르면 중동시장은 색조 화장품에 대한 수요가 많고, 기초 화장품은 식물성 원료로 만든 제품을 선호하기에 이에 맞춘 전략적 제품군을 구성할 필요가 있다. 특히 썬크림, 모공관리 제품이 인기가 있는 상태다. 다만 높은 관세와 까다로운 통관 등 어려움이 있고, 결제 문제가 아직 이슈가 있어 다각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 인증 받게 되면 우리 시장 영향은?

전체적으로는 할랄 시장에서의 생산기반 정비와 인증여건 개선·제품 개발·홍보 강화·인프라 확충 등 맞춤형 육성전략을 통해 식품, 화장품, 콘텐츠, 관광 분야를 할랄 신산업으로 키워나가겠다고 밝혔다. 식품 부문에서는 고추장과 된장의 원료에서 이슬람 율법이 금지하는 알코올 성분을 뺄 수 있는 기술 개발을 지원한다. 삼계탕과 불고기도 수출 시 할랄화할 예정이다.

또한 정부는 내년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등 이슬람 국가 현지기업과 국내 화장품 기업이 화장품을 공동 개발 할 수 있도록 지원에 나선다. 면세점에 할랄화장품 구매 코너도 배치할 예정이다. 콘텐츠 분야에서는 태양의후예 등 인기드라마에 현지어 자막을 지원하고, 한류가 형성되지 않은 국가에는 인기영상물을 무료 배급한다. 이와 함께 무슬림 관광객을 적극 유치하는 방안도 마련됐다. 지난해 무슬림 관광객은 74만명으로 전년 75만명에 비해 소폭 줄었다.

이에 정부는 테러와 무관한 국가에 한해 비자 발급 요건을 완화할 방침이다. 직업이 확실하게 보장되거나 일정 수준 학력 이상의 관광객에는 자산증명 등 별도의 재정능력 소명자료 제출을 면제할 예정이다. 중동언어권 관광통역안내사도 늘리며 호텔과 공항에 무슬림을 위한 기도시설도 추가 확충한다. 할랄/코셔 인증을 받게 되면 이슬람 문화권으로의 수출 활로가 열릴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에 고용창출 효과와 더불어 무역수지 또한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관련 산업들에 활기가 돌고, 국내에서 할랄/코셔 인증 제품에 대한 수요도 아직은 작지만 점차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우리나라는 할랄/코셔 산업의 후발주자인 만큼 글로벌 기업들의 대거 유입에 따른 시장 잠식도 주의해야 할 것이다.

◇ 앞으로의 할랄산업의 전망

세계 식품산업의 17%를 차지하는 거대 시장이다. 무슬림의 인구는 약 17억명으로 지구촌 4분의 1에 달하며, 매년 2.5% 수준으로 증가하고 있다. 할랄 시장도 더불어 성장하면서 오는 2019년에는 5조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우리나라에 거주하고 있는 무슬림만 17만명이며 지난해 우리나라를 찾은 무슬림 관광객은 75만명이다. 좀 더 현명하고 포용적인 마인드로 할랄 산업에 현명한 대응이 필요하다.

(자세한 내용은 동영상을 시청하시기 바랍니다.)

자세히 보기 :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15&oid=374&aid=00001057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