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머니투데이] "마케팅·기획전략은 뭐?"…12인의 직장선배들의 '일 이야기' (2015.03.24)

작성자
scgtalent
작성일
2015-03-27 23:41
조회
1523
사진; 잡코리아와 SCG가 공동 주최한 '직무로 통하고, 취업으로 직통하는 직통콘서트'가 21일 오후1시부터 6시간동안 세종대 대양홀에서 열렸다.

청년 실업률이 11%로 15년 만에 최고점을 찍었다. 토익이다 어학연수다 대외활동이다 쌓아야 할 스펙으로 마음마저 팍팍한 취준생들에겐 우울한 소식이다.

마음 바쁜 취준생들에게 기업들은 이제 '직무역량'까지 갖췄느냐고 묻는다. 하지만 취준생들 입장에선 어디서 무엇을 해야 경력을 쌓을 수 있는지, 과연 내가 원하는 그 직무가 나의 적성과 잘 맞는지 검증해 볼 길이 없다.

갈수록 '경력같이 일 잘하는 신입'을 원하는 채용 트렌드 앞에 더욱 작아질 수밖에 없는 취준생들이 12명의 현업 실무자들의 생생하고 진솔한 '직무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장이 펼쳐졌다. 바로 잡코리아와 직무전문성연구소 SCG가 공동으로 지난 21일 토요일 오후 세종대학교 대양홀에서 개최한 '직통콘서트'. 현장에는 유료임에도 불구하고 500여명의 취준생들이 참여하는 등 '나의 일, 나의 적성찾기'를 향한 관심과 열기가 뜨거웠다.

이날 토크콘서트에는 제조 유통 IT 공익등 12개 기업의 마케팅, 전략기획, 인사 등 현업 실무자들이 직접 나와 취준생들에게 냉정하지만 현실적인 직무에 대한 정보전달은 물론 애정어린 조언이 쏟아졌다.

첫번째 세션인 마케팅분야에서 첫 연사로 나선 김보경 구글코리아 프로덕트마케팅 매니저는 7전8기의 구글 면접 경험담을 소개했다. 서울대 심리학과를 졸업하고 베인 앤 컴퍼니, 아모레 퍼시픽, 존슨앤존슨 등 국내외 굴지의 기업을 거쳐온 화려한 경력위주로 자기소개를 했으나 "자기 소개를 그것밖에 할 게 없느냐. 다시 해보라"는 면접관의 질문에 당황했던 경험을 소개하며 7번에 걸친 인터뷰 끝에 구글이 원하는 것은 나의 화려한 이력이 아닌 내가 앞으로 무엇을 잘할 수 있고 무엇을 좋아하는지에 대해 어필하는 것이었음을 깨닫게 됐고 입사에 성공했다.

그는 또 마케터를 꿈꾸는 취준생들에게 자신이 마케터로서 성격이나 스킬을 잘 갖췄는지 회사나 직군을 선택할 때 진지하게 고민해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멀티플레이어로서 일해야 하는 경우가 많은 마케터는 열정적이고, 활력넘치고, 긍정적인 성격이 적합하고 마케팅은 혼자 하는 일이 아니므로 협업을 하는데 필요한 사교성까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표 화장품기업 아모레퍼시픽에서 입사 1년만에 'VB 이너뷰티 제품'을 성공적으로 마케팅 해 4년간 매출 300억을 달성한 오수진 VB프로그램 마케팅팀 과장은 제조업체 특유의 마케팅 현실에 대해 소개했다. 제조업 마케팅을 '아이를 낳는 일'에 비유한 그는 제품을 기획하고 콘셉트를 잡고 연구소와 협업을 통해 제공받은 데이터로 가격책정과 채널별 프로모션 수립, 광고홍보까지 담당해야 한다는 점에서 BM(브랜드매니저)에서 PM(프로젝트매니터)의 역할까지 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고 인기게임 롤(리그 오브 레전드) 개발업체 라이엇 윤희욱 마케팅팀 부팀장은 자신의 이력부터 눈길을 끌었다.
리니지와 스타크래프트에 푹 빠져 살던 충남 태안 시골학교의 꼴찌에서 건국대를 졸업한 후 스펙을 뛰어넘어 딜로이트 컨설팅사를 거쳐 2013년 3월 라이엇게임즈에 입사하게 된 자신만의 진짜 일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내가 가장 열정적으로, 즐겁게, 의미있게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나라는 사람의 본질은 무엇인가'를 지속적으로 고민하던 결과 게이머로서 자신의 정체성을 발견하게 됐고, 라이엇사 ppt면접을 준비하면서 플레이어를 중심으로 한 아이디어를 선보이며 이 회사에 대한 진심을 보여줬다고 덧붙였다.

두번째 세션인 전략기획분야에서는 다음에서 다음카카오까지 12년간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어온 다음카카오의 신선영 서비스기획팀 매니저가 IT기업 전략기획 업무에 대해 멘토로 나섰다. 마이뉴스 티스토리 등 플랫폼 기획을 전담했던 신매니저는 10여년 전 첫번째 인터뷰 갔을 때의 경험을 소개했다. "한 자리에서 4시간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그때나 지금이나 달라지지 않은 점은 기획은 스토리텔링이라는 것. 이 서비스가 이야기하려는 것을 계속 상상하고 고민해야 하는 것이 기획업무"라고 설명했다. 또한 IT기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변화만이 변하지 않는 것'이라는 대전제 속에 변화를 즐기고 주도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65년간 한국의 음료시장을 이끈 롯데칠성음료의 기획팀 이경성 과장은 "보통 기업의 기획팀에는 조직내 최고 브레인들이 모이는 곳인데 내 전공은 생산파트이고 학점도 형편없었다. 입사시 토익도 710점 정도로 스펙이 없었지만 기획업무를 담당하게 됐다. 이 자리에 오게 된 비결은 매 선택의 순간을 앞두고 해왔던 골방에서 3일 동안 해왔던 내가 뭘 잘하는지에 대한 치열한 고민이 있었기 때문이다. 입사 후 3년간 쉬는 날이 없었을 정도로 기획업무는 상상했던 것과 달리 무척 힘든 일이다"고 현실적인 조언을 했다.

유일한 공공기관 실무자로 한국국제협력단(코이카)의 기획조정팀 김형규 팀장은 국제기구 프로젝트의 전략기획 업무에 대해 소개했다. "흔히 알기로 코이카에 들어가면 가난한 나라에 가서 봉사하는 업무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코이카는 대외원조 프로젝트의 기획자인 동시에 직업이면서도 가치를 추구할 수 있는 일이었다. 그러므로 뜨거운 가슴은 물론이거니와 차가운 머리 또한 꼭 필요한 곳이다. 주어진 예산으로 가장 효율적인 원조활동을 구체화하는 일에는 논리적 전략적인 사고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직무토크콘서트에 참가한 세종대 김선우(27)씨는 "4학년인데 마지막 한 학기를 남겨둔 상황에서 대기업 취업을 원하고는 있지만 마땅히 내게 맞는 직무가 어떤 것인지 몰라 헤매고 있었다. 현직에 계시는 직장 선배들로부터 생생한 이야기를 들어보니 나의 진로설정에 대해 명쾌해졌다"며 "앞으로 이런 기회가 많아지면 취준생 입장에서는 쓸데없는 기업이나 직무에 지원하는 헛수고를 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머니투데이 김은혜 기자